철도건설이 한국의 자본주의에 끼친 해악들

역사/1900-1919 2010. 2. 2. 18:53

일본이 역사 해석을 하면서 항상 강조하는 것이 일본이 한반도의 근대화에 기여하였다는 것이다.  그 증거로서 한반도에 남겨놓은 기반시설들(철도, 도로, 항구, 체신 등)과 아울러 근대적인 제도들(재정, 군사, 사법, 위생, 교육 등)을 든다.  이것은 또한 사실인 것으로 드러나기에 다만 일제의 침략성을 강조하는 논의는 대부분 그들의 의도에 촛점을 맞춘다.  즉 그들은 아무리 좋은 것을 만들었다고 하여도, 그것은 그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고, 한반도의 조선인들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필자의 기존의 논리는 한반도에서 일제가 행한 것은 일본의 자본주의의 발전을 위해 필요불가결한 것이었고, 이것이 없었더라면, 오늘날과 같은 일본은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논리는 수량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발전 단계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이었는가를 이해하는 것과 동시에 필요한 것을 적시에 적합한 방식으로 충족시켜 일국의 자본주의 발전에 어떻게 기여하였는가를 밝혀야만 가능한 것이다.  즉 한반도의 철도는 일제가 만주와 한반도를 통해 물자, 사람, 군사의 이동을 쉽게하여, 일본 자본주의의 값싼 원료의 확보, 일본 노동자들의 식량 공급, 잉여 자본의 투자 기회 제공, 시장의 선점, 일본에서 유출된 잉여 노동력의 한국이주, 일본의 농민과 어민들의 추가적인 이역실현 기회 제공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기여하였다는 점을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또 하나나의 논리는 한국의 기반 시설 건설이나, 공장건설, 또는 일본 내나 일본인들이 경영하는 곳에서 한국인들은 실은 일본인의 하청이나, 하부적인 낮은 기술만을 아주 낮은 임금을 받으며, 공사하여, 내부적인 식민지 (또는 임금 노예, 채무 노예)의 성격을 띠며 종사하였다는 점이다. 이는 일본에 가보면 더욱 뚜렷이 드러난다.  일본내의 기반공사나 탄광 등 혹독한 노동조건을 견디어야 하는 일에는 한국인들이 일본에 건너가서 이에 종사하였다는 점이다.  즉 일본의 기반 시설을 실은 한인 노동자들이 건설하여 종사하였다.

일본이 주장하는 일제가 한반도의 근대화에 기여하였다는 논리는 일제 남겨놓은 기반시설이나 공장 시설을 가지고 한국이 근대화에 성공했다는 논리이다.  물론 이 논리는 공장들이 대부분 북한에 있었기어 남한에서는 별로 도움이 안되었다거나, 아니면, 한국 전쟁시기 이러한 공장들이 대부분 파괴되었다 또는 공장은 있었지만, 이러한 공장들을 운영한 기술이나 경영진은 대부분이 일본인이었고, 기술자도 한국인들은 양성하지 않았기에 실제 공장 운영을 할 수 없었다거나, 일제가 남긴 공장은 일제가 만주, 대만을 점령하여, 국제적인 물류 체제 내에서 그들의 공장운영을 설계하였기에 그후에 벌어진, 만주와의 교류가 단절된 상태에서는 별로 효력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또 다른 논리는 일제가 남겨 놓은 기반시설의 기형성에 대한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철도 연구의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정재정 교수의 글이 유용하다.  (1) 중앙선 철도는 일제가 경부선이 함포사격권에 들기에 새로 건설하였다거나, (2) 만주와 연결을 위하여 북선루트를 만들었고 이것이 회령0웅기 나진으로 연결된 도로이다.  (3) 경부선의 경우에는 노선이 서쪽을 치우치다가 추풍령을 넘은 이유는 일제가 자신들이 경부선을 통해 모든 철도 이권을 장악하려는 의도에서 설계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부산간의 빠른 선로가 개설되지 못하고, 현재와 같은 비효율적인 노선이 확정되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즉 "경부선은 서울과 지방의 수송을 원활히 하고 각 지역의 발전을 균등하게 만드는 데는 결점이 많은 기형선"이라는 것이다.  어찌보면, 한국의 지역발전의 불균형은 이미 경부선을 일제가 건설하면서 시작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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