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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상상력, 역사적 진실

시사 2010. 3. 27. 10:58
어제 밤에 서해해상에서 우리 초계함이 침몰한다는 뉴스를 간간히 보면서, 동시에 누나의 3월을 시청하였다.
필자는 지난 17일에도 3.15아트 센터에서 뮤지칼 "삼월이 오면"을 보았다.  필자는 이미 3.15의거에 대해 필자가 참여한 3.15의거사의 후사 부분을 집필하고, 3월 15일의 사건에 대한 2편의 논문,  그리고 2차 의거와 대강을 노트하여, 한권의 책 [근대마산](2004, 경남대 출판부)를 출간한 바 있다.  또 현재 3.15 50주년 기념사업 분야 중 학술편찬 분과를 맡아 일을 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다른 이에 비해 세세한 사실부터, 역사적 진실을 찾는 제 주력하고 있는 편이다.  따라서 뮤지칼이나, 드라마는 분명이 부분적 사실에 근거하여, 작가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현재 우리가 부딪친 역사적 정신을 되살리려는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가 살면서 경험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어느 누구의 삶이든, 만나서 얘기하면, 그야말로 한편의 장편 대하 소설감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대하 소설을 만들만한 역사적 배경을 깔아야 가능한 것이다.  그냥 혼자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사고방식, 대한민국의 지배층의 동향, 미국에의 의존도, 주변 세계의 동향을 동시에 파악하여 그 의미를 찾는다면 대하소설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뮤지칼의 구성은 기본적으로 보리수 다방의 마담-오성원-방직공장 여직공을 축으로 스토리가 진행되고, 누나의 삼월 역시 다방 레지-동생(북마산 방화범으로 몰린 민주당 당직자 자제분)-민주당의 젊은 당원-경비주임이자 당시 김주열의 시체를 유기한 박종표로 이어지는 스토리를 축으로 삼고 있다.  흥미로왔던 점은 두편 모두 다방의 마담과 레지를 나레이터로 등장시켜, 마산의 역사는 다방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는 역사적 진실을 어느정도 보여주고 있다.  신마산의 외교구락부 같은 다방은 강자들의 거래처로, 구마산의 다방들은 서민들의 애환이 벌어지는 곳이라는 진실을 담고있다.  뮤지칼이 상대적으로 마산의 떠돌이들을 주축으로 삼은데 비해, 누나의 삼월 역시, 마산의 지식인(민주당의 젊은 당원)과 하층민(레지와 그의 동생), 그러나 아마도 박종표는 마산 사람은 아니었을 것이므로, 외부의 억압을 담당하는 세력으로 등장하는 셈이다.  그래서 대결구도를 외부인의 억압과 지식인과 하층민 내부인의 대결구도로 그려놓았다.  어느정도 진실이다.  그러나 내부의 지배자들인 반공청년단, 내부의 정치인들(자유당), 공무원들의 강력한 도움이 있었다는 점도 기억하는 것이좋을 것이다.  반면에 내부의 저항자 그룹 중에 하층민과 학생들이 부각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역사적 진실에 부합되는 것으로 볼 수있다.

3.15의거에 대한 기록은 김태룡(1962)의 것이 가장 내부자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전체를 조망하는 방식으로 서술되고 있다.  외부자의 관점에서 3월 15일 의거 소식을 서울에서듣고 동아일보 기자로서 취재한 이강현(1960, 새새벽 5월호 소수)의 글은 외부자가 마산에 도착한 16일부터 13여일을 머물면서 취재한 것을 서술하고 있는데, 이 역시 외부자의 관점이기는 하지만, 가장 충실한 기록으로 볼 수있다.  마산일보사의 책(1960. 6. 15일까지의 기록을 신문기사와 자료를 중심으로 모은 것)은 당시의 신문 보도를 통한 인쇄된 기록을 수집하여 놓은 것이다.  이들 세가지 자료가 원자료로 볼수 있으며, 그후의 증언과 일기를 읽어보면, 현실은 실은 이번에 나타난 작가의 상상력보다도 더 진실하다는 점을 알 수있다.  상상력은 있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사실감)이 아니라, 이를 통해 당시 사람들의 감정과 느낌과 고뇌, 공포감과 용감성, 이웃에 대한 정의를 보여준다고 한다면, 보다 피비린내, 총성과 고문의 신음소리, 총을 쏠때의 공포감, 경찰과 반공청년단의 무자비한 폭력을 보여주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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