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의 행복

교양 2010.03.03 13:00

2월말에 마산 문화방송으로부터 행복에 관한 캠페인성 광고에 한 꼭지 나올 것을 부탁받았다. 내가 별로 행복하다고 느낀 적이 별로 없는데, 무엇으로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행복의 순간을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되어, 나의 하루 일과중 가장 그래도 만족스러운 상태, 아니 무엇인가 내가 살아 있다는 느낌을 갖고 있는 순간은 언제인가 스스로 자문해 보았다. 아 그래, 내가 움직일 때야! 나는 생각이 잘 나지 않을 때, 움직인다. 다래(애완견)을 데리고 동네의 골목을 다니건, 아니면 목욕탕을 가거나, 무학산에 오르거나 아니면 그냥 집안에서 아이들 방이나 부엌이나를 지나치면서 말을 걸고, 설거지를 하고 냉장고를 열어보고, 하는 식으로 반응한다. 규칙적으로는 학교를 오가면서 걸어다닌다. 학교 내에서도 도서관을 뒷길을 통해 가거나, 점심을 먹으로 멀리 낮선 곳을 찾아다니거나, 그런 식이다. 이럴 때에는 가능하면 천천히 걷는 것이 좋다. 그러나 나를 아는 이들이 있으면 천천히 걷는 것은 어색하다. 그래서 낯선 곳을 찾는다.

그래서 일단 주제를 길을 걷기로 정했다. 그렇다고 행복이 생기는 것은 아닌데, 그것을 표현하지는 못했다. 행복은 무엇인가? 그저 우연히 나에게 일어나는 사건인가? 그냥 만족스러운 상태, 무엇인가? 만족스럽다고, 그것은 허위의식적인 것일 수도 있다. 지난 몇 년간 돈많이 버세요가 우리의 인사가 되더니, 이제는 행복하세요가 인사가 되어버린 것 같다. 그렇다고 사회가 행복을 그리 중하게 여긴다거나 이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지는 않다. 어찌 보면 사회적인 행복의 조건을 망각시키는 효과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한국 사회학회가 지난해 9월에 행복한 관한 심포지움을 개최하여 이를 탐구한 일이 있다. 사회적인 행복의 조건을 탐구하는 자리였다. 그리 쉬운 얘기는 아니다. 아래의 행복에 대한 몇가지 정의를 참조하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미국의 2대 대통령인 존 애덤스에게 행복은 ‘본질적으로 사회적 상호작용이 주는 그것 나름의 고유한 가치를 가진“ 것이다(김우창, 2009).
루소에게는 행복의 상태는 “생의 充溢感, 절대적인 내적 일체감, 함께하는 친밀감, 근접한 주위 환경과의 조화되고 막힘없는 연결감, 생생하고 직접적인 체험으로 모든 가능한 욕망의 자연스러운 실현”을 포함한다(김우창, 2009).
"이제 경주에서 주어지는 포상은 지구의 아름다움, 측정할 수 없는 충만함, 또한 생물권이 만들고 우리 고유의 것이기도 한, 살아있는 모든 존재들 속에 구현된 감정“을 행복의 상태로 규정하고 있다(Weber, 2009: 129).

마산 문화방송 FM 98.9의 오전 8시 57분에 한 40초 가량 가량 방송되고 있습니다.

 
참고문헌
김우창, 2009, “행복의 이념: 사적 행복과 공적 행복”, 한국사회학회 주최, 행복사회와 문화정책의 방향, 서울 프레스 센터, 9월 29일에 발표된 글
Andreas Weber, 2008/2009, 자연이 경제다 (프로네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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