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운의 "창원장날", 황석영의 "삼포로 가는 길"

교양 2010. 2. 8. 14:59
어제 최헌섭 박사님이 이끌어주는 동행이라는 제목의 옛 길 걷기 모임에 참여하였다.  진해 웅동으로 넘어오면서, 우리나라 근대 유산의 한나로서, 수원지에 대해 책을 쓰고 싶다고 최헌섭 박사님이 말한다.   수원지는 대개 일본인들이 거주하면서 식수로 공급하기 위해 축조되기 시작한 것 같다.  마산에도 추산동, 팔룡산 등지에 수원지가 있었던 것으로, 그리고 아마도 더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잘못 들은 지는 몰라도, 산호동 뒷산에도 있었던 것으로 얘기한 것 같다.
진해에도, 웅동 수원지가 있고, 여좌동에도 수원지가 지금도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창원에는 지금도 진해시민들이 사용하는 성주 수원지, 그리고 또 하나의 성주 수원지는 수자원공사에서 창원공단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려오다가, 김소운이 1950년 한국전쟁 직전에 "창원 장날"을 묘사한 수필에 군인(아니 경찰인가, 아무튼 수원지를 경비서는 사람)이 경화역에 쌀을 사러 가는 장면이 나온다.  진해에도 수원지가 내가 위해 서술한 것 보다 더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김소운이 지적한 수원지가 어디인가를 다시 살펴보니, 이것은 규모 면에서 제법 큰 성주수원지를 가리키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걷기 모임을 하다보면, 본인들이 기억하는 것과 실제와 혼동되는 현상이 가끔 발생한다.  점심을 먹으러 삼포로 향했다.  이곳이 삼포로 가는 길의 소재가 되는 곳이라고 한다.  나는 황석영의 삼포로 가는 길, 그리고 영화를 떠올렸고, 사람들은 삼포로 가는 길의 노래를 떠올렸다.  내가 대학시절에 읽은 소설이고, 영화이기에 깊게 기억에 남는 소설이었다.  물론 노래도 좋아하지만, 이는 나중에 나왔고, 내가 생각하기에는 소설을 연상하면서 노래를 지은 것으로 추측했었다.  아직도 확실히 모르겠다.  그러나 노랫말을 지은이는 진해의 삼포를 생각하면 삼로로 가는 길의 노랫말을 지었다고 한다.  아마도 황석영의 소설에 감천, 기차역, 삼포 등이 등장하여, 혹시 마산 내서읍의 감천, 중간의 기차역, 마산이나 창원, 그리고 진해의 삼포로 연상은 하였으나, 황석영이 마산에 온 사실을 들은 적이 없어서, 잘못된 상상일 것으로 생각할 뿐이다.  그러나 아무튼 진해의 삼포는 바닷가이기는 하지만, 산을 넘어서서 들어가야 되는 곳이므로, 노랫말의 삼포와는 어울리고, 이곳은 어업을 주로 하여 경제생활을 하므로, 이곳에 가서 살 궁리를 하는 것도 이치에 닿는 것 같다.  황석영의 소설에서는 삼포로 가면, 건설공사가 있을 것이라고 하는 말이 나오는 데 내가 가본 삼포는 1960-70년에 공사가 있었을 지는 몰라도, 그리 큰 공사가 있을 곳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노랫말과 소설이나 영화와는 다른 배경에서 만들어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