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 1820, 通塞議

교양 2012. 4. 3. 11:40

통색은 벼슬길이 막혀 있던 것을 트이게 한다는 뜻이다(다산논총, 1976, 을유문화사: 219).  통색의는 이렇게 시작한다.  "신이 엎드려서 삼가 생각컨데, 인재를 얻기가 어렵게 된지 오래되었습니다.  온 나라의 인재를 다뽑아 올려도 오히려 부족할까 염려되인데, 하물며 그 열가운데 여덟 아홉은 버리는 것입니까?  온 나라의 백성을 다 모아 培養하여도 오히려 振興시키지 못할까 두려운데, 하물며 그 열 가운데 여덟 아홉은 내쳐 버리는 것입니까?"

지난 4월 1일자 중앙일보에 미 행정학회보 편집장 제임스 페리 교수의 인터뷰 기사가 나왔다.  "미국은 인구가 3억 8천만이어서 인구선택의 폭이 넓다.  내가 연세대에서 3학기 동안 강의하면서 느낀 점은 한국은 흑백논리가 지나치게 강하다는 거다.  진보냐 보수냐 우리편이냐 아니냐 편가르기가 심하다.  사람 쓰는 폭이 더 좁아질 수 밖에 없다".

한국사는 아직도 다산의 고민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소수의 귀족정치로 남아 있느냐, 아니면 민주주의 원래 모습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는 모양이다.  민주공화정의 모습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우민 정치가 아닌, 대중이 집단 지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치체제를 바꾸어야 할 것이다.  즉 대중이 선거에 임해서는 후보자를 잘 알고, 정책을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때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인물, 평상시의 인품이나 사회관계를 보고 뽑을 수 밖에 없다.

우리 사회가 현재의 상황보다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거쳐야 할 관문이 바로 민주공화정의 확립이다.  그래야 숨은 인재가 발굴되고, 국민들이 더 노력하는 사회가 되어, 사회 전체적으로 활력이 넘치게 되는 것이다.  교육이 상승이동의 통로가 되고, 최소한의 삶이 보장되고, 사회정치적으로 표현과 사업기회가 보장되는 사회가 되어야 활력이 살아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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