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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를 받는 것은 사회관계를 표현한다.

교양 2008. 11. 14. 11:04
옛날 사람들은 이자를 받았을까?
친한 사람들끼리는 이자를 받지 않았고, 잘 모르르는 사람에게서는 이자를 받았다.  물론 아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국가가 법률적으로 보증하지 않는다면 돈을 빌려 주지 않았을 것이다.

어느 정도의 이자를 받는 것이 적정한 것인가?  이에 대해서는 분명한 개념은 없다.  물론 경제학에서는 돈의 수요 공급과, 미래에의 위험 정도에 따라 이자율이 결정된다고 한다.  즉 돈을 쓸 사람과 빌려줄 돈이 대기하고 있는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상대방의 돈을 갚을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다.  BC3000-BC2000년경에 만들어진 함무라비 법전에는 1/6을 이자로 주라고 했으므로 따진다면 연 17%정도의 이자율이다.  이 정도의 이자가 낮은 수준인가 아니면 높은 수준인가는 당시의 물건이 대개 자연물이거나, 노동집약적인 물건일 가능성 따라서 자본을 가지고도 몫을 늘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는 점, 그리고 당시 바빌론의 국가가 신용보증을 제대로 해줄 수 있어 위험 발생 가능성이 낮았자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  지금 우리나라의 사채대부가 연간 60%로 묶어 놓은 것을 놓고 높으니, 낮으니 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는 돈이 궁한 사람들이 많고, 이들에게 돈을 빌려주려는 사람은 적고, 또한 돈이 떼일 염려가 높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10월 26일(일)에 성당에 가서 독서를 들으니, 탈출기22:20-26에서 "너희가 나의 백성에게, 너희곁에 사는 가난한 이에게 돈을 꾸어 주었으면, 그에게 채권을자처럼 행세해서도 안되고, 이자를 물려서도 안된다.  너희가 이웃의 겉옷을 담보로 잡았으면, 해가지기 전에 돌려주어야 한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금융위기가 진행중이고, 점차 이자율이 높아가는 상황에서 새롭게 들렸다.  탈출기의 시기와 장소는 함무라비의 법전이 나온 시기와 거의 일치한다.  그러면 유대인들은 상호간에 이자를 받지 않는가?  정답은 받지 않는다고 맞다.  유대인들은 상호간에는 이자를 받지 않고, 유대인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고리의 이자를 받는다.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고리대금업자 유대인의 모습은 외부인에 대한 것에서 나오는 문제이다.  이슬람교에서도 이자를 받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즉 외부인과 내부인의 구분이 분명한 것이 이자제도이다.  내부인은 믿을 수 있고, 설사 이자를 갚지 못해도, 이웃이나 가족이 갚아주든지 아니면 장기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궁극적으로 갚을 것을 전제하고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공동체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상호간에 이자를 받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외부인들에 대해서는 단기간의 관계만이 형성되고, 믿을 수 없기때문에 엄격한 이자를 적용하였을 것이다.  공동체라는 것은 나의 뿌리가 되므로, 이곳에서는 상호간의 의존이 아주 심하고, 설사 화폐적인 관계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다른 형태로서 묶여있고(사회적 존경, 정치적 권위, 만남), 이 속에서는 다른것에 손실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 화폐적인 손실은 감당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만일 우리사회가 이자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1) 돈의 수급관계를 원활하게 하는 것 외에도, (2) 신용관계를 국가가 보증하는 제도, (3) 한국내의 거주자들간의 공동체적인 의존을 높이고, (4) 화폐적인 거래 외에도 거래의 방식(존경, 만남, 권위)의 다양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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