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정의 나체 조각상들

역사 2008. 11. 13. 16:29
지난 금요일 춘천의 한림대에서 지역사회학회가 열려 병원쪽의 정문으로 들어섰다.
마침 학회가 열리는 장소가 대문 옆에 있어 학회시간보다 일찍 온 셈이 되었다.  고령연구센터와 같은 역할을 하는 건물인데 회의장이 원형으로 되어 있어 다른 학교에서는 볼수 없는 구조이다.
모든 참석자들이 똑같은 위치에서 사회, 발표, 토론을 진행할 수 있다.  자리의 앞, 뒤, 서열이 없는 구조이다.
지난해에 몽골국립대학의 회의장이 이와 비슷하게 그러나 반원형의 형태로 생겼었다.  반원형은 앞이  있어 앞에서 발표하고, 반원형의 계단구조의 청중석을 향해 발언하게 되어 있었다.  따라서 발표자에게 집중해야 하는 형태로서 적합하였다.

고령연구센터를 나오니 길 건너편에 아마도 도서관과 같은 건물이 있고, 민망하게도 건물 앞에 남자 벌거벗은 조각상이 불알을 내놓고 서있다.  아마도 로마나, 그리스, 아니면 서양의 유명한 조각가의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이들 조각상이 무엇을의미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름다움, 균형미, 인간미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런 조각상은 우리 경남대학에도 본관 건물앞에 높여 있다.  물론 성기 모양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은 아니지만, 벌거벗은 모습의 조각이 본관 입구 올라가는 계단 양편에 놓여있다.  학교 도서관 앞에는 생각하는 사람의 조각상(로댕)이 높여 있다.  그것도 벌거벗은 모양이다.  무언가 우리네 실정하고는 안맞는 것 같다.   조용히 사색하는 학교에 벌거벗은 조각상이라.

기원전 4-5세기의 그리스 조각상에 기초를 둔 인체 조각상은 실은 신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이를 로마가 이어받았고, 나중에 르네상스를 거쳐, 19세기에 유럽이 그리스를 본격적으로 자기네 것으로 만든 후에 그리스의 조각상을 열심히 파내오고 그래서, 현재 유럽에는 많은 그리스 유물들이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실은 유럽과 그다지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나, 유럽의 민주주의, 철학, 예술의 원천으로 간주하고있다.   스스로 그렇게 주장할 뿐이다.

우리는 어떤가?  우리는 왜 그리스, 유럽의 조각상의 모조품을 대학에 들여놓아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우리 대학의 이념과 맞는것인지, 무엇이 맞는 것인지, 대학을 상징할 수있는 조각인지?  몽골국립대학의 반 원형 회의장에는 벽면에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의 학자들으 모습을 걸어놓았다.  그다지 어울리지는 않지만, 대학의 모습과는 어울린다고 볼수 있다.  비엔나 대학의 구내 정원에는 그 대학 출신의 유명한 교수들의 부조상과 이름을 새겨놓은 공원이 있다.  그것은 더욱 이해할 수 있다.

우리의 대학의 위상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