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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4.13 책교환을 통한 의사소통 1
  2. 2012.04.03 정약용, 1820, 通塞議
  3. 2011.12.06 위험하지 않은자들이 일어날 때 역사는 이루어 진다.
  4. 2011.09.29 미국의 외교전략
  5. 2011.09.29 관료조직내의 사보타지 2
  6. 2011.02.08 박현수, "우리 이제 유명한 사람들을 찬양하자!", 2월 9일 세미나
  7. 2010.08.30 백성, 인민, 아니면 황국신민
  8. 2010.08.27 정책으로 담을 수 있는 꿈
  9. 2010.07.31 나이가 들면 1
  10. 2010.07.24 그림과 놀기, 아니면 생각하기 2

책교환을 통한 의사소통

시사 2012. 4. 13. 15:19

경남도에서는 매월, 도지사 주재로 조회를 하고, 이날 직원들과 도지사가 서로 상대방에게 독서를 권하는 책을 주고 받는다.  지난 4월 1일에 주고 받은 책은 직원들이 도지사에게 신영복 선생이 중국 고전을 읽고 해설한 책 [강의]를 권하였고, 도지사는 도청 직원들에게 에릭 라이너트라는 경제학자가 쓴, [부자나라는 어떻게 부자가 되었고, 가난한 나라는 왜 여전히 가난한가]를 권하였다.


책을 주고 받는 것은 내가 감명깊게 읽은 것을 상대방에게 권한다는 단순한 의미도 있지만, 도지사와 직원 사이의 권유하는 책의 교환은 단순한 책의 교환이라기 보다는 의사소통의 한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친구에게 책을 선물할 때, 내가 평상시에 하지 못한 말을 책을 통해서 하려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깊이있는 대화는 오히려 책을 통해 이루어 지는 경우가 많다.  한 사람을 알려면, 그 사람의 생각이 담긴 책을 통해 생각의 깊이를 알 수 있듯이, 깊이있는 대화는 책을 통하는 것이 가능할 경우가 많다.  이를 감안한다면, 왜 직원들은 도지사에게, 중국 고전을 해설한 [강의]를 권유하여 무슨 메시지를 전하려 하였을까?  도지사는 [부자나라...] 책을 통해 무슨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전하려 하였을까?


신영복의 [강의]는 중국 주나라 이전 시기부터 시작하여, 한나라시기까지에 정리된 고전들을 해설하여 엮은 책이다.  평이하면서도 당시의 시대상황, 시대상황에 대응하는 통치술에 대한 것을 현대에 맞게 서술한 것이다.  물론 당시라는 것은 BC 2천년전부터, BC 2백년전에 해당하는 시기이므로, 국가체제가 본격적으로 형성되던 시기이다.  국가의 억압성이 드러나고, 지배체제가 확립되면서, 공동체적 질서가 와해되던 시기이다.  이때 주로 민본주의 관점에서 사회질서의 재편을 꾀하던 시기이다.  물론 법가에 이르르면, 법치주의를 토대로 민을 억압하려는 모양이 다시 취해지기는 하지만, 아무튼 공동체적 질서와 와해 속에서 사회적인 지배질서를 재편성하던 시기인 것 만큼은 사실이다.  도청의 직원들은 도지사에게 민본주의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도지사는 직원들에게 에릭 라이너트의 [부자나라는...]을 권유하였다.  이 책은 비교우위설을 비판하고, 내재적인 성장동력인 기업가의 혁신정신, 기술개발을 강조하면서 경제 발전을 도모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외부에 의존하지 않는 내부 혁신적인 관점이다.  물론 이러한 관점은 최근에 미국에서도 금융자본의 폐해가 드러나면서, 제조업을 강조하는 관점에서, 독일이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의 성장을 통해 국제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현상을 인지하고 있는 결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현재 FTA를 통해 국제적인 개방을 추구하고 있고, 해외자본의 유출입이 격심한 점, 외환 변동에 따라 국내 경기의 격변이 일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방향으로 경제발전의 전략을 취해야하는가를 생각게 하는 저서이다.  아마도 도지사는 직원들에게 외부의 변화나 개방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일어서려는 경제발전의 정책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책을 통한 도지사와 직원간의 대화는 더 깊이 있는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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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 1820, 通塞議

교양 2012. 4. 3. 11:40

통색은 벼슬길이 막혀 있던 것을 트이게 한다는 뜻이다(다산논총, 1976, 을유문화사: 219).  통색의는 이렇게 시작한다.  "신이 엎드려서 삼가 생각컨데, 인재를 얻기가 어렵게 된지 오래되었습니다.  온 나라의 인재를 다뽑아 올려도 오히려 부족할까 염려되인데, 하물며 그 열가운데 여덟 아홉은 버리는 것입니까?  온 나라의 백성을 다 모아 培養하여도 오히려 振興시키지 못할까 두려운데, 하물며 그 열 가운데 여덟 아홉은 내쳐 버리는 것입니까?"

지난 4월 1일자 중앙일보에 미 행정학회보 편집장 제임스 페리 교수의 인터뷰 기사가 나왔다.  "미국은 인구가 3억 8천만이어서 인구선택의 폭이 넓다.  내가 연세대에서 3학기 동안 강의하면서 느낀 점은 한국은 흑백논리가 지나치게 강하다는 거다.  진보냐 보수냐 우리편이냐 아니냐 편가르기가 심하다.  사람 쓰는 폭이 더 좁아질 수 밖에 없다".

한국사는 아직도 다산의 고민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소수의 귀족정치로 남아 있느냐, 아니면 민주주의 원래 모습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는 모양이다.  민주공화정의 모습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우민 정치가 아닌, 대중이 집단 지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치체제를 바꾸어야 할 것이다.  즉 대중이 선거에 임해서는 후보자를 잘 알고, 정책을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때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인물, 평상시의 인품이나 사회관계를 보고 뽑을 수 밖에 없다.

우리 사회가 현재의 상황보다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거쳐야 할 관문이 바로 민주공화정의 확립이다.  그래야 숨은 인재가 발굴되고, 국민들이 더 노력하는 사회가 되어, 사회 전체적으로 활력이 넘치게 되는 것이다.  교육이 상승이동의 통로가 되고, 최소한의 삶이 보장되고, 사회정치적으로 표현과 사업기회가 보장되는 사회가 되어야 활력이 살아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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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하지 않은자들이 일어날 때 역사는 이루어 진다.

역사 2011. 12. 6. 10:58
어제 저녁, 창원 웨딩의 전당 부페에서, 부마항쟁기념사업회에서 엮은, [부마항쟁 증언집: 마산편, 마산, 다시 한국의 역사를 바꾸다] 출판 기념회가 열렸다.  이 책은 800페이지 분량으로 40분의 증언이 실려 있다.  개인당 20여페이지 이므로, 200자 원고지로 130여매, 아마도 인터뷰 분량으로는 2시간정도씩 걸린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아무튼 노작이다.  필자는 이 책의 서평을 10분간 발표해 달라고 부탁을 받았다.  2008년에 군사재판 기록을 기반으로 책을 낸 것이 인연이 된 셈이다.
부마 민주항쟁은 한국 기독교인권위회의 1987년 책자에서(1762쪽)도, "역사에 튼 영향을 난ㅁ겼으면서도, 그 진상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사건"으로 기록되어 있다.  1979년 10월 18-20일의 마산항쟁은 아직도 밝히기를 꺼리는 분위기가 많다.  특히 국가 기관에 종사하면서 가해에 가담하였거나, 사적인 사정 또는 아직도 이를 드러내어 밝히면 불이익을 당한다고 믿고 있는 피해의식에 의해 밝히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강하다.  이러한 분위기를 하루 아침에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그간 1985년에 신동아와 월간조선에, 1988년에 한겨레 신문에 기사화되었다. 
그러나 1989년 10주년을 맞이하여, 15명의 증언과 남부희 기자의 취재기록이 발간되었다.  당시 언론의 취재기록은 남부희(신문), 신용수(방송)에 의해 보존이 되었고, 민간기록자인 박영주의 도움이 컸다.  박영주는 1989년의 증언을 채취하는 데에도 가장 노력을 많이 기울인 사람이다.  그러나 당시에 검거된 505명, 마산시민 38만명의 숫자에 비하면, 시위에 참여하였거나, 마산에 거주하면서 이를 체험한 사람들의 숫자에 비하면 한없이 초라했었다.

마산의 한적한 공원에 기념비도 설립되었으나,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은 열리지 않았다.  다행히 2005년에 민주화 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가 시작되면서, 공식적으로 등록하려는 용기를 일부가 갖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도 학생이나, 언론인들이 주로 신청하였고, 당시에 노동자나 자영업자, 일반시민, 자유노동자 출신으로 시위에 가담한 사람들은 이런 제도적인 혜택에 근접하지 못했다.  2006년에 다른 일을 하는 과정에서 한 단체에서 마산시위에 관한 육군고등군법회의 자료를 발굴하여, 이를 기반으로 필자가 2008년에 책자를 발간하였다.  당시에 두가지 사항은 여전히 밝히지 못했다.  즉 사제총 발견건(당시 필자는 책에서 북마산파출소를 지목하였으나, 어제 증언자들은 남성파출소로 추정하면 발표를 하였다고 진술), 변시체 발견 건이었다. 변시체발견은 최근에 사실로 드러나 충격을 주었고, 남부희 기자의 취재 수첩이 경찰 정보에 의거한 것이므로, 상당히 정확하다는 점을 확인하여 주었다.  공화당사 앞에서 시위 첫날 18일 오후 6시 30분-7시경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므로,시위 초기부터 경찰은 강압적으로 진압에 임하였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집 진압 경찰의 증언에서도 경찰은 이미 시위 훨씬 전에 진압훈련을 행하였고, 마산에 추가 배치를 완료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마산도 역시 시위 발생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2006년에 차성환은 박사논문을 집필하면서, 증언을 받았는데, 이때 한 노동자의 증언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재판 기록에는 경찰에서 방화시인, 검찰과 재판과정에서 고문으로 허위시인을 한것으로 진술하면서 방화 부인, 그리고 2006년 증언에서는 방화 시인, 그리고 어제 증언에서는 더 많은 방화에 대해 시인, 그리고 방화하면서 해방감을 맛보았다고 증언하였다.  자료의 신빙성, 사회적 분위기에 따른 진술의 정직성 등을 평가하여야 할 것이다.
이번 증언집에는 피살자 가족 1분, 재판회부자 9명, 피체포자 6명, 참여자 12명, 촉매자 역할을 담당한 신부님, 다방 dj, Y회장, 외부의 지도자  등 4명, 기록자의 역할을 한 언론이 2명, 진압자에 해당하는 경찰과 공무원, 학생들의 교수 등 6명의 증언이 실려 있다.

전반적으로 마산의 사회적 연결망, 외부사상의 이입경로, 등이 다른 지역에 비해 개방적이고 활발하였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이들이 증언에 빠져 있다.  민중은 말로 증언하지 않고, 행동으로만 보여주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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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외교전략

시사/미국 2011. 9. 29. 06:48
임동원(2008: 426-429)의 책에, 1999년 3월 9일 페리 조정관이 청와대에서 김대중대통령에게 "잠정적 대북 구상"을 보고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브리핑 내용을 보면, (1) 1994년과 1999년의 한반도 상황 비교, (2) 이런 상황에서 고려할 수 있는 정책대안들을 비교 검토하고, (3) 선택가능한 정책방안을 제시하고, (4) 북한이 거부하는 경우의 대책도제시하는 형태이다. 

이중 흥미로운 점은 정책대안이다. 미국의 정책대안으로 현상유지, 매수 buy off, 북한개혁, 북한체제 전복, 상호위협감소를 위한 협상 등으로 제기되었다.  이러한 대안들은 최근에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Zeitgeist, 2부에 나오는 미국이 남미의 반미정권을 다루는 방식과 일치되어 있어 놀랐다.  즉 반미정권이 등장하면, 일차로 매수 전략을 사용하고, 이것이 여의치않으면, 개혁 즉 내부에서 반미정책을 바꾸는 전략을 구사하고, 이것도 안되면 대통령을 사망케하거나, 내부에서 전복시키는 방식이다.  전복에는 군사적인 전략도 들어간다.  이것이 바로 이락크 전쟁이다.  사담 후세인은 미국이 사망케하는 전략을 구사하려 하였으나, 워낙 미국을 잘알아서, 자신의 경호를 철저히 하여, 결국 전쟁으로 인한 전복 작전으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임동원은 이와 같은 미국측의 전략이 "북한이 부정적인 반응을 취할때의 비상조치사항과 상호주의 원칙을 부각시키는 정도"에서 차이가 났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실은 이런 차이가 절대적인 차이라는 점을 부각시키지는 않았다.
최근에 나오는 미국측 자료들을 보면, 북한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이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극단적인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물론 최근 통일부 장관 교체를 계기로 변화의 계기에 대한  기대가 있기도 하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에게 북한은 제거해야할 대상으로 여기고 있고, 여기에는 군사적인 전력까지도 고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참고문헌
임동원, 2008, [피스메이커: 남북관계와 북핵문제 20년] (중앙 books)
Victor D. Cha, 2011, "The New Cold War in Asia?" Craig Cohen and Josiane Gabel eds., Global Forecast 2011: Internaional Security in a Time of Uncertainty (CSIS): 61-63
Mark Fitzpatrick, 2011, "North Korea Poses Multiple Security Challenges", PacNet, No. 36 (July 21)
Aidan Foster-Carter, 2011, "South Korea-North Korea Relations: A Turning Point?", Comparative Connections: A Triannual E-Journal on East Asian Bilateral Relations, S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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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 금융에서 보여준 미국 정치  (0) 2008.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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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조직내의 사보타지

시사 2011. 9. 29. 06:18

지난 7월 19일에 한겨레 평화연구소 이병 이사님이 제 방을 방문하셔서, 남북교류에 대한 심포지움을 논의하면서, 임동원, 2008, 피스메이커: 남북관계와 북핵문제 20년 (중앙 books) 를 주고 가셨다.  미루다 이제서야 읽고 있다.  국가 운영이라는 것이 이다지도, 엉성한가하는 느낌을 갖기도 한다.  이 중, 1992년 노태우 정권의 말기에 북한을 방문하여, 이산가족 상봉을 논의하는 장면이 나오고, 이 와중에 평양에 간 남측 대표단이 대통령의 훈령을 받아, 회담에 임하는 장면이다.  이 때 대표단이 대표단의 지침을 받으려는 과정에서 발생한 조직내 사보타지의 형태가 나온다.  이는 결국 1993년 12월 21일 감사원의 "8차 남북 고위급 회담시의 훈령조작의혹감사 결과 발표"에 의해  죄상이 밝혀지게 된다.
그 죄상을 유형을 보면, 우리나라 관리들이 조직내 명령 지휘를 해태하고, 직무를 태만히 하는 형태가 드러난다(책 296쪽).
(1) 청훈 차단: "청훈 전문은 이동복의 지시로 안기부장 이외의 수신자들에게는 전달하지않고 묵살되었고,"
(2) 훈령조작:  "이동복이 평양에서 가짜훈령을 조작했으며",
(3) 처리지연: "신속한 회신이 요구되는 청훈을 보고받고도 안기부장은 이유없이 지연처리했으며"
(4) 훈령묵살: "진짜훈령을 접수한 이동복은 고의로 회담이 모두 종료된 시각에 평양의 총리에게 지연 보고했다".
(5) 비밀유출: "이동복이 3급비밀 내용이 그대로 인용된 '해명서'를 국회의원 등에 제공, 불법 유출되어 공개된 데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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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수, "우리 이제 유명한 사람들을 찬양하자!", 2월 9일 세미나

교양 2011. 2. 8. 12:06

2011년 2월 9일 오후 2시 - 3시 30분,
경남발전연구원 4층 회의실
위치 안내, 용호동 5-1, 창원시 의창구 북 15로 226번지
전화번호, 239-0125
홈페이지 www.gndi.re.kr

박현수 (영남대 명예교수, 문화인류학), 20세기 민중생활사 연구단을 창립하여 단장을 역임
20세기 민중생활사 연구단은 경남에서는 이경미 박사가, 한국민중구술 열전 6권, 이기범 (눈빛), 22권 조풍도 (눈빛), 32권 김숙종 (눈빛)을 발간한바 있다.  20세기 민중생활사 연구단은 현재는 해체되어 그 방대한 자료만 남아 있다.  바현수 교수님은 1970년대에 [산체스의 아이들]을 번역하여, 독자들에게 멕시코 민중의 삶이 우리와 비슷하다는 점을 새삼 깨우쳐 주셨다.  물론 민중들의 언어가 생생하게 살아있게 번역을 하셔서, 독자들에게 한층 감동을 준 것 같다.
경남발전연구원에서는 지역의 근대 민중생활사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문화자원의 하나로 다룰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모시고 말씀을 듣게 되었다.

이번 모임에는 강신표 교수님도 참석하시기로 약속하였다.  산공 강신표 교수님은 최근에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그의 논문과 사진들을 모아서, 책자로 발간하였다. [배움의 길, 기록을 따라가다], [세계와 함께 나눈 한국문화]의 두권이다.  멋진 장정, 1930년대의 진동공립보통학교의 모습, 통영의 옛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외에 경남대의 슬로 푸드, 슬로 라이프의 전공자 김종덕 교수님도 참석을 예약하였다.

잠시 우리 유명하지 않은 민중들의 삶의 세계로 빠져 들어가 보는 시간을 가져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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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 인민, 아니면 황국신민

역사/1920-29 2010. 8. 30. 07:52

사람들을 표시하는 말은 시대에 따라, 의미가 형성되어 지시한다.  백성은 그냥 여러 성을 가진 일반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백을 숫자가 아닌, 하얀 색을 의미한다면, 소박한 사람들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인민이라고 한다면, 이는 인이라는 양반계층과 민이라는 피지배층을 가리킨다.  따라서 매우 정치적인 의미이면서도, 동시에 지배층과 피지배층을 동시에 고려하는 새로운 국가체제나 아니면 이념체제가 등장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요즘 널리 사용하는 국민은 황국신민의 준말로서, 일본의 천황을 떠받듯는 사람으로 의미가 형성되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따라서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국민은 신민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되 어휘이다.

1920년대의 백성들과 지배체제나 지배이념을 보면, 흥미로운 현상이 발견된다.  즉 국가가 토지와 민중을 장악하고, 지배해 나가면서, 과거의 자율적인 공동체가 와해되면서, 공동체에 의존하여 살아가던 이들이, 살길이 막연해지고, 의존할 데가 없어지면서, 국가나 국가 주도적인 사회가 이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나타난다.  토막민이나, 도시의 빈민들에 대한 국가 주도의 사회적인 부조체제의 등장, 한센병 환자에 대한 국가 부조체제의 등장, 어린이에 대한 경제적 주체화와 동시에 착취의 심화, 그리고 이와 동시에 국가의 보살핌을 강조하는 이념의 등장이 그것이다.  1920년대는 또한 사회의 건설이나, 자치론이 등장하는 시기이다.  일제의 식민지배가 강화되면서, 이를 둘러싼 고민이 심각해지던 상황이다.  고민은 자치론이나, 소외된 계층의 사회적 소살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타난 것 같다.

아무튼 국가, 시장경제, 공동체가 아닌 사회적인 요소로 이를 해결하려는 것만은 사실이었다.  이때의 사회는 순수히, 국가와 독립적인, 아니면 시장경제의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오히려, 시장의 수혜자들과 국가의 권력자들, 전통적인 신분계급이 주도하는 사회였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물론 서구나 일본의 경우에도 이런 면은 사실이엇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우리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식민지라는 상황에서 국가주도, 아니 식민당국의 권력이 주도하였다는 점이 더욱 드러났다고 보여진다.  이는 결국, 사회 역시 식민국가의 주도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한국 사회의 시초부터 내재된 국가 주도성이 문제가 된다.

현재의 상황에서 역시 사회는 주로 국가와의 대결내지, 국가에의 의존을 주된 과제로 주어지는 듯하다.  이는 다른 사회와는 달리, 시민운동이 국가와 연관되어 움직이는 결과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일제의 잔재는 결국, 해방후에도 역시 국가가 사회를 주도하려는 국민운동적 사회가 형성되는 계기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군국구의 일본이 착근시킨 국민운동적 사회는 지금도 우리 사회의 역동성을 내재적 자율성을 훼손하는 방향으로 가게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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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으로 담을 수 있는 꿈

교양 2010. 8. 27. 17:57
어제 저녁에 문화정책에 대한 토론회를 가졌다.  경남발전연구원의 강당에서 개최되었는데, 들어가자 김하경 선생님이 [아침입니다] 책을 건네 주신다.  책의 들어가는 글이, "불가능한 꿈을 위하여"라고 되어 있고, 책의 중간 내용에도 정월 초하루에 쓴"꿈과 희망", 그리고 "현실과 꿈"과 같은 무엇인가 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쓰신 편이다.  나는 전에 경남정보사회연구소에 나온 마을백일장 입상 작품집에서 연구소를 비유하면서, 꿈을 담는 그릇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일이 있다.  현실은 꿈을 꾸기도 하지만, 꿈에서 깨어나면, 이를 실현시키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밤의 꿈은 낮에 일어난 일에 많이 기인한다.  낮에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즐겁게 이를 위해 매진하였다면, 밤의 꿈은 악몽이 아니라, 즐거운 꿈, 더 나아가기 위한 꿈이 될 것이다.  반면에 낮에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지 못했고, 남이 꿈을 이루는 것을 방해하였다면, 밤의 꿈은 악몽으로 변하여, 견디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를 것이다.

경남발전연구원에 오면서 또 이런 생각을 했다.  연구원이 하는 일은 결국, 도민들의 꿈을 현실의 정책으로 변화시키는 정책아이디어를 많이 만들어 내고, 이 중에서 실현가능성이 높은 것을 찾아내어, 도청에 제시하여, 실현하게끔 하는 일일 것이다.  도민들의 꿈은 무엇일까?  그리고 도민들의 꿈이 항상 정당한 것일까?  며칠 전에 참여예산제의 전단계로 분야별 토론회를 진행한 일이 있었다. 상당수의 참여자들은 자신들이 이루지 못한 꿈을 정책을 통해 이루기 위해 여러 제안을 하였다.  그러나 이런 꿈 중에는 모두가 공감하는 아름다운 꿈도 있었고, 자신이나 단체의 주장을 하는 듯한, 제안도 있었다.  자신만의 꿈이 아닌, 모두가 즐거운 세상을 만드는 것, 대동세상이 우리들의 꿈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각자는 이런 생각을 갖고 있어도, 내가 남을 위하면, 남은 나를 불신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우리는 선제적으로 남을 불신하는 경향이 있다.

정책에서도 남을 배려하는 정책은 많은 이들이 골고루 혜택을 받는 정책일 것이고, 특정인에게만 혜택이 제한적인 정책은 편협된 정책이 될 것이다.  내가 경남발전연구원장이 되면서, 필자에게 마치 모든 정책이 나에게서 비롯되는 것처럼 하소연을 늘어 놓는 분들이 많다.  한이 많다.  정부에 대한 정책에 대한 한이 정말로 많이 맺혀 있는 것 같다.  정책연구원장은 그래도, 상대적으로 아이디어를 수집하여, 정책으로 제안하는 역할을 담당하기에 상대적으로 상대방의 말을 듣기에 편안하다.  편안하다고 하여, 무시해도 된다는 말이 아니라, 모두가 주워 담고 있다.  꿈을 기록하고 이를 검토하고 있다. 내 방에 들어오면, 이를 정리하여 각 해당 연구원들에게 나누어 주어 검토시키고, 정책으로 전환이 가능한지 문의하고있다.  결국 나도 실없는 사람이 될지도 모르겠다.  주워담다 빠진 것이 있을지도 모르고, 정책으로 현실화되지 않은 것이 더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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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교양 2010. 7. 31. 19:35

경남정보사회 연구소의 한마을 한책읽기에서 선정한 책 중에 하나가, 강풀의 [그대를 사랑합니다](2007, 문학세계)였다.  이책을 받아든 순간, 만화책을 그것도 세권짜리 순정만화, 이런 것을 한마을 한책읽기의 선정도서로 정하다니, 그러면서도 왜 이런 책을 선정했는지 궁굼했다.  오늘 마침 더위를 식힐 책을 실피다가, 이책이 눈에 띠었다.  더우니, 그저 만화책같이 쉽게 읽을 책을 정한 것이다.  세권이다.  제목의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아내를 먼저 보낸 늙은 사내가 혼자된 할머니에게 당신을 사랑합니다를 할 수 없어 그대로 바꾼어서 사랑을 고백한 것이다.  전반적으로 잔잔하면서도 순정을 그린 것이다.  무대는 서울의 옥수동 산동네, 주인공은 그래도 잘 사나, 우유배달을 하는 혼자된 할아버지, 전형적인 가부장적인 꼬장 꼬장한 할아버지이다.  첫장면은 나이들 사람이 죽으면, 호상이라고 하는 상갓집의 장면에서 이에 호통치는 어른의 모습으로 나오고, 이날의 상갓집은 결국, 제일 마지막 장면에서 이웃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같은 자살한 부부노인의 상갓집이었던 것이 밝혀진다.

이 장면은 몇년전에 미국에서 혼자 할머니의  병간호 수발을 들던 할아버지가, 자신이 곧 죽게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아내를 혼자 두고 죽을 수 없어 죽인 사건이 생각나게 한다.  결국 이 할아버지도 몇달후에 죽었지만, 사회적으로는 아내를 살인한 할아버지를 처벌할 것인가를 놓고, 논란을 벌인 적이 있다.  이 만화와 다른 점은 이 때에도 미국에서 자식이 나타났지만, 전혀 죄의식을 별로 없이 다만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너무도 사랑하였으므로, 선처해 달라는 정도가 기사화된 일이 있다. 이 만화는 죽어가는 할아버지가, 할머니의 손을 떼어 놓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고, 또한 자식들에게 사고로 죽은 것으로 알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이 나온다.   내가 집에서 경남대에 다닌 길에도 아침에 한 노부부가 손을 잡고 댓거리 번개시장에 가는 모습을 거이 매일 보게된다.  내가 이야기를 어느 신문인가에 소개하면서, 나도 그렇게 늙으면 좋겠다고 느낌을 적었더니, 처가 그런 것은 쓰지 말라고 한다.  늙는 것이 슬픈 모양이다.

그러나 어쩌랴, 늙는 것은, 아니 나이드는 것은 어쩔수 없는 거스를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인 것을!  요즘 경남발전 연구원을 맡아서 일을 하고 있다.  내가 특별한 능력을 가진 것도 아니고, 커다란 조직체의 장의 한 일도 없다.  전국적인 상황을 보니, 대개 정치인이나 자치단체장과 친한 지식인들 중의  한사람이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비교적 잘 운영되는 곳은 연구원장이 자신만만한 곳이다.  대구경북연구원의 홍철원장님이 그런 분이라고 주위에서 전한다.  이분은 공무원들에게 절대로 연구원에 부당한 간섭을 하지 못하도록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전한다.  이런 자신감은 내적으로는 연구원들의 연구 결과와 조직운영의 자신감, 그리고 자신이 이제 나이도 들었는데, 무슨 용심이 있겠는가하면서 사심이 없는 태도에서 나온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나도 경남대의 김정대 교수가 행행공무사의 교훈의 말씀을 당부한 것을 기억한다.   그런것 같기도 하다. 나이가 많으면, 상대적으로 욕심이 적을 것이라고.  그러나 다른 한편, 우리 사회에서는 나이들은 사람에게서 관용이나, 지혜, 어른의 모습을 발견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이런 세태에 이 만화는 어른의 모습을 순정하게 보여준 점에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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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놀기, 아니면 생각하기

교양 2010. 7. 24. 15:43

경남정보사회연구소의 책읽기 난에 글을 올리려고 했는데, 올릴 수가 없다.  무슨 시스템이 바뀐 모양이다.  여기에 올리게 되었다.  어제 연구소 이사회에 참석하니, 연구소 이사님들이 경남발전 연구원장 취임을 축하한다고, 장미꽃다발과 진행중인 한마을 한 책읽기에서 선정된 책을 선물했다.  풀어보니, 그 중의 한 책이 주득선과 차오름, 2006, [명화속에 숨겨진 사고력을 찾아라](주니어 김영사)이다.  마침 집에 큰 아이가 빌려온 책인 이명옥, 2009, [한조각의 상상력, 아침 미술관] (21세기 북스)와 선동기, 2009, [처음 만나는 그림](아트북스)가 있다.  같이 읽어보니, 명화를 소개하는 형태이나, 보다 대중적인 방식으로 접근한 것이다.

주득선과 차오름의 책은 청소년이나, 어린이를 위한 책으로서의 성격이 강하고, 보다 분석적이다.  그림에 나타난 요소들을 분석하고, 이를 사회현실로서 분석한다.  특히 김홍도의 씨름과 점심이라는 작품의 해석은 흥미롭다.  특히 씨름에서 경기하는 두사람의 신분이 다름을 지적하고, 이들이 같이 경기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 마을의 전통적인 공동체 전통이 존재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단오가 되면 평민들은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보통때는 길에서 눈만마주쳐도 나이에 상관없이 무조건 양반에게 허리가 휘도록 절을 해야 했던 평민이, 이날 만큼은 양반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씨름을 할 수 있었으니까요. 
어디 그뿐인가요?  금쪽처럼 여겨야 했던 양반의 몸을 번쩍 안아 있는 힘껏 땅바닥에 내팽개치며 한풀이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날이었습니다"(17쪽).  이말의 진실을 알수 없지만, 저자의 해석을 그대로 믿는다면, 단오는 마을의 축제로서 기능한 셈이다.  양반의 몸을 내동댕이 칠수 있는 기회이니까.  신분이 아닌 실력으로 승부를 걸수 있는 기회이니까?  일한 번 단오날의 축제를 재현해 보자.

이명옥의 책은 하루 하루 365일을 기준으로 일단 이 책은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한편의 작품을 감상하고, 이에 대한 약간의 단상을 적어놓은 것이다.  해석의 재미는 조금 약한 편이나, 저자가 다음편이 나오면, 오늘과 같은 7월 24일에 보아야 할 작품과 해석이 있을 것이나, 6월의 더위에읽을 만한 것으로 보니, 감명보다는 단편적인 지식의 습득이 흥미로운 책이라는 느낌이 난다.  반면에 선동기의 책음 작가별로 30명을 선정하고, 이들의 작품 경향을 세가지로 나눈 다음에 한 작가의 작품들을 설명하는 형식이다.  대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작가가 지적하듯이 자신의 감수성과 해석의 상상력을 드러낸 책이다.  매우 흥미롭게 읽었다.  그 중에서도 일상을 담은 그림이라는 제목에 속한 3명의 작가의 작품 해석을 읽었다.  19세기 후반의 파리의 상류사회의 애환을 그린 작품이 많은 앙리 제르벡스의 작품들의 소개를 흥미로왔다.  특히 <롤라>라는 작품은 창녀와 하루밤을 자고난 사내가 등장한다(172-173쪽).  당시의 극작가이자 시인이던 뮈세의 시 <롤라>에는 이렇게 묘사된다고 한다.  "마리안의 화대는 비쌌다.  그녀와의 하루밤을 위해 그는 모든 것을 써야했다.  롤라는 우울한 눈빛으로 지붕위로 돌렸다.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그는 창문 끝으로 발길을 돌렸다. 롤라는 돌아서서 마리안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녀는 피로한 상태였고 다시 잠에 떨어졌다"(173쪽). 이 글의 모습이 그대로 그림으로 표현된 것이다. 

같은 19세기 후반의 가난한 자들의 모습을 프랑스의 어촌을 배경으로 그린 것이 쥘 파스티앵-르파주이다. 일하는 사람들, 거지들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특히 거지들의 모습을 그린 것은 정말, 우리의 고민을 나타낸다.  거지들은 양반이나 귀족에게 다가갈 수는 없는 세상이다.  이들은 거의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을 찾아가며, 동정을 구한다.  이웃들의 따스한 시선이 나타나 있다. 거지의 비참한 몰골과 따스한 시선이 아름답다. <걸인>에는 어린 아이가 늙은 걸인을 내보내는 시선이 나타나 있다(192-193쪽).  <눈먼 거지>와 이 아이를 이끌고있는 커다른 흰 색의 개가 누워 있다(194-195쪽).  프랑스 사회의 이중성을 보고 있다. 롤라와 마리안, 걸인과 아이의 모습이 교차된다.  이것이 당시의 프랑스였다.  책을 읽으면 항상 우리의 현실이 생각난다.  19세기 프랑스 사회의 이중성은 바로 우리사회의 이중성을 암시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고, 교훈적이기도 하다.  19세기 말의 영국의 어민들의 삶을 육지에 남아 있는 여인들의 애환을 중심으로 작품을 구성한 이는 우러터 앵글러이다.  주제는 주로 남아있는 여인들, 바다에 나간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여인들, 바다에 남편을 잃어버린 여인들의 육지에서의 삶의 모습이 그것이다.  비슷한 이야기가 우리의 어촌에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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